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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북한 출신 대학생 장학금」 수상식 격려사 2023.11.28 조회수 : 276
유한재단 첨부파일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유한재단의 「북한 출신 대학생 장학금」 대상으로 선정된 여러분, 축하합니다. 한편, 유감스럽게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장학금 대상자 여러분에게도 똑같은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유한재단은 2017년부터 열악한 사회적 환경에서 대학 교육을 받는 북한 출신 대학생들에게 “생활비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학생들에 비교하여 볼 때, 사회생활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많은 역경에 부닥치게 될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자 하는 것이 유한장학제도의 참 목적입니다. 우선, 이러한 자리를 빛내기 위하여 공사다망하신 가운데 오늘의 행사에 참석하여 주신 유한양행의 조욱제 사장님과 김열홍 사장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장학 대상자를 선별하는 데 도움을 주신 「북한 이탈 주민 지원재단」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유한재단은 유한양행의 창업자이신 고 유일한 박사님이 기업의 이익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숭고한 철학을 실천하는 방안으로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여 설립한 단체입니다. 여러분들이 동영상을 통하여 시청한 바와 같이, 유일한 박사님은 1895년에 평양에서 태어나셨고, 9세 때인 1904, 어린 나이에 홀로 미국 유학길을 떠났습니다. 소년 성장기에는 미국인 선교사 집에서 생활하면서 “근면, 절약, 성실”의 기독교적 생활철학을 몸에 익혔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험이 청렴과 정의를 기본으로 기업활동을 하게끔 만든 유일한 박사님의 생애를 지탱해온 기본정신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 기업이 거의 없던 일제 치하의 환경에서 유한양행을 세우셨다는 것은 미국식의 개척자적 정신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유일한 박사님은 기업을 세우셨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직접 참여하셨고 국가가 건국훈장 독립장을 사후에 추서한 애국자이시며, 해방 후에는 초대 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기업지도자로서도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는 점도 강조하고자 합니다.

 

유일한 정신은 “국가, 교육,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의 네 이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가를 잃은 당시의 우리나라의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국가가 존재하고 제대로 작동하여야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담보될 수 있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끼셨을 것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국가의 존재라는 이념을 맨 앞에 두어야 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교육은 국가발전을 이끌어가는 기본 토대이며,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 국가발전의 초석을 이룬다는 신념 아래,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유한공업고등학교와 유한대학교로 구성된 유한학원을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기업의 중요성을 제시한 것은 미국이라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셨고 기업을 통하여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애국이라는 판단에서 기업을 중요한 이념으로 삼으셨으며, 또한 다양한 기업 분야 중에서 제약회사를 설립하신 동기는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좋은 약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지침은 이미 그 당시 지금 시대에 와서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 즉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면서도 사회의 어두운 곳에 빛을 밝히는 등불의 역할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는 등의 임무 등을 미리 꿰뚫어 본 혜안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일한 정신을 현재의 시대적 환경에서 포괄적으로 음미해보면, 아마도 현재 우리 사회에 풍미하고 있는 지나치게 개인 중심적인 사고나 행동 양식에서 벗어나 사회공동체의 발전에 함께 참여하는 정신을 가져야 함을 시사하고, 이에 따라 교육의 내용도 남을 배려하면서 공공의식을 잘 지키는 방향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활동도 국민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발전뿐 아니라 지구환경을 살리면서 세상 모든 인류의 공평한 생활의 터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을, 그리고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것은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자발적인 기부활동이나 봉사활동이 활발해져야 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기업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장학금 수상자로 선정된 학생들은 각기 살아온 배경이 다를 뿐 아니라, 연령대도 20세 미만부터 60세가 넘은 학생들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각자가 처한 환경이 이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에게 공통된 요인은 새로운 여건에서 삶을 개척해나가야 하며 학업을 통하여 여러분의 능력을 키워나감으로써 새로운 사회에서 성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학업을 수행해나가야 하는 여러분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간략하게 격려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 경험에서 중요한 세 가지 교훈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첫째, 꿈은 크게 갖고 목표는 높이 세우라는 영어 속담이 있습니다. (Dream Big, Aim High!). 꿈이 크지 않은 사람이 달성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꿈이 너무 크고 목표를 너무 높게 세우면 성공할 확률이 낮을 것이며,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의 실망이 크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 높은 꿈을 실천하지 못하여 실망했다는 것보다는 좌절될만한 꿈도 꾸지 못했다는 사실이 젊은 사람으로서는 더 아쉽고, 후회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일까요? 물론 여러분이 전공하는 분야에서 대한민국에서 성공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훗날 우리나라가 통일되었을 때, 북한 동포들에게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 제도에 관한 여러분의 실제적 경험을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것입니다. 국가적으로 매우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점에 희망을 품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인생은 가야 할 먼 길임을 마음에 새기기 바랍니다. 결과적으로 보람 있는 일이란 것들은 조급하게 추진해서 성과를 낼 일들이 아닙니다. 인내를 갖고 계속해서 투자할 때, 비로소 계획했던 대로 일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영국의 세계적 문호인 Shakespeare가 한 얘기 중에,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 웃는 자”라는 말이 있듯이, 여러분들과 같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경쟁하는 처지에선 더더욱 담대한 마음 자세를 갖고, 긴 시각에서 미래를 개척해나가고자 할 때 진정 성공이 먼 곳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셋째, 여러분이 어떤 길을 선택하여 걸어가던 여러분의 앞날에 많은 도전이 도사리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한 마디로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을 이겨냈다는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영국의 Churchill 수상은 국민에게 “절대로 굴복하지 말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라는 감동적인 연설을 통하여 독일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고, 그리고 South Africa Nelson Mandela 대통령은 “인생의 성공은 넘어지지 않는 것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에 있다.”라는 말로써, 국민에게 실패하였다고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서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넘어지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실패라는 말입니다. 여러분이 앞날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가슴에 새겨 두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면서 격려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한림대학교 총장으로서 학생들과 생활을 같이하였습니다. 학생들과의 친밀감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집안은 해방을 전후하여 함경남도에서 대한민국으로 왔습니다. 제 연고가 북한이므로 과거 남북한 경제협력 등에 관하여 북한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말씨가 비슷하여 친근감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오늘 여러분을 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가깝게 느껴지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유한재단과 여러분이 만난 것도 인생의 큰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수필가인 피천득 선생의 인연이란 시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유한재단과 여러분의 인연은 「유일한 정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맺어지게 되었습니다. 「유일한 정신」의 끈을 서로 놓지 말고, 우리의 인연을 귀하게 여기면서, 오래오래 인연을 계속 유지할만한 현명함을 우리 모두 마음에 간직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큰 행운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2023 11 28

유한재단 이사장 김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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