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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북한 출신 대학생 장학금 수여식 치사 2022.11.25 조회수 : 206
유한재단 첨부파일

오늘의 수여식은 북한에서 출생하여 이곳 자유 대한민국에서 정착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이분들의 앞날을 격려하고자 모인 자리입니다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라난 사람들은 상상도 하기 힘든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있는 분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뻗는 것은 우리로서 당연하게 해야 할 일입니다유한재단은 열악한 환경에서 꿋꿋하게 용기를 갖고 미래를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이런 분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하여 장학금을 제공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우선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장학생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또한이 자리를 빛내기 위하여 공사다망하신 가운데에도 어려운 걸음을 하여 주신 유한학원의 홍기삼 이사장님유한양행의 조욱제 사장님과 이병만 부사장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그리고 장학생 선발을 담당해 주었고 이 자리에 참석하여주신 「북한 이탈주민 지원재단」의 이정현 차장님과 본 행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장학생 여러분들과 같은 북한 출신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아마 제 연고가 북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제 부모님은 두 분 모두 함경남도 함흥이 고향이셨고장모님도 함흥장인어른은 함경북도 영흥 출신이셨습니다저와 집사람 모두 순수한 함경도 핏줄을 이어받은 셈이지요제가 과거 북한 출신 인사들을 만나 남북한 협력에 관한 문제를 논의할 때마다 제 연고가 북한이라는 것이 북한 측 인사들이 마음을 열고 저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측면이 있었다고 판단합니다저는 어렸을 때할머니로부터 “행경도” 사투리를 배워 그런 말씨에 익숙하기도 합니다혈연이나 학연도 중요하지만지연도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남북한을 막론하고 중요한 인연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여러분이 대한민국에 정착하여 생활을 영위하는 경험은 훗날 우리나라가 통일이 이루어지면 남북한 국민이 융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있어서 훌륭한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유한재단이 여러분을 돕는 것은 여러분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고 여깁니다

 

 유한재단은여러분이 시청한 유일한 박사님 일생에 관한 영상에서 알 수 있듯이설립자 유일한 박사님의 신념과 정신을 이어받아 교육 및 사회복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1970년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오늘 여러분에게 제공되는 장학금도 ‘유일한 정신’을 실천하는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으며그 의의를 유일한 박사님의 생애와 연관시키면서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사료되는 다음 세 가지 관점에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그 첫째가 유일한 박사님이 유년기에 미국 유학을 떠나 겪은 생활상과 여러분이 처한 현실을 비교해보는 것입니다유일한 박사님은 1904 9세의 어린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났습니다미국 땅에 도착하였을 당시어린 소년이 느꼈을 문화적 충격과 환경의 생소함은 아마도 여러분이 대한민국 땅에 도착하였을 당시 느꼈던 것에 못지않을 것이며충분히 비견할만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젊은 소년이 혈혈단신으로 미국이라는 이국땅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극복하면서 성공적으로 학업을 성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아마 여러분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어려움을 이겨나가는데 필요한 힘이 솟구쳐날 것입니다부닥치고 있는 온갖 난관들을 헤쳐나가겠다는 여러분의 굳은 각오와 ‘유일한 정신’이 일맥상통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이겨나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며여러분에게 유일한 정신이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제시하고 싶은 이야기는 유일한 박사님은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면서도 국가에 대한 사랑과 새로운 업무에 대한 도전정신을 한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유일한 박사님은 미국에서 학업을 마친 이후편안한 직장생활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새로운 도전정신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여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그러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에 고국에 돌아와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였고 그것이 바로 유한양행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이었습니다그 당시우리나라 국민은 궁핍하였고 또한 국민의 건강이 매우 나쁜 상태였습니다국민건강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좋은 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고따라서 제약회사를 설립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바로 이러한 국민 사랑 정신이 유한양행을 태동시킨 요인이었으며이런 숭고한 정신으로 유한양행이 거의 100년의 역사 동안 계속 발전하였고이제는 우리나라 제약업계를 이끌어가는 위치를 점하도록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믿습니다어쩌면 여러분 중에서도 대한민국에서 성공하게 되면태어나 자란 북한 땅의 발전에 이바지할 기회를 찾는 분이 나올 확률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마치 유일한 박사님이 고국에 돌아와 기업을 일으켰던 것처럼 말입니다이런 비전과 희망을 품게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러분 삶의 활력을 북돋우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세 번째로유일한 박사님은 돌아가시기 직전에 일반인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결정을 내리셨습니다그동안 일구었던 본인의 전 재산을 유한재단에 희사하였을 뿐 아니라 친족들을 회사의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입니다스스로 땀 흘려 축적한 부만 본인이 사용하여야 한다는 신념에서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셨습니다한편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기여는 우리나라 기업역사에서 전문 경영인 제도 도입의 효시를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한 마디로사회가 회사를 키워주었으므로 이에 대한 보답으로 회사 자체를 사회에 환원하였고동시에 회사를 그 구성원에게 돌려준 것입니다장학교육사업과 복지와 봉사활동을 위해 설립하셨던 유한재단에 본인의 전 주식을 기부함으로써 회사로부터 얻은 이익을 전부 사회발전에 활용하고자 한 것입니다회고해 보면반세기 전에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사회적 규범으로 주목받고 정착되고 있는 모범적인 선진회사 제도를 그 당시에 이미 정착시키고자 한 것입니다유한재단은 이러한 유지를 받들어 그동안 교육복지사회봉사 부문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수행해왔습니다아마 이러한 희생정신은 일반인이 흉내 내기조차 어렵다고 생각합니다여러분이 이런 정신의 수혜자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리는 것이며이 정신이 여러분 몸에 체화되어서 먼 훗날 여러분이 성공하여서이런 사회적 기여의 정신을 이어가는 데에 있어서 앞장서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는 설립자 유일한 박사님을 직접 만나 뵌 적이 없습니다만그분의 일생에 관한 자료들을 읽고 검토한 결과유소년기에 기독교 정신에 투철한 미국인 자매와 함께 생활한 것의 영향으로 건실하고 검소한 생활을 영위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특정 종교관에 관해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정직근검절약신용의 생활신조를 몸소 실천하였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여러분의 앞날에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는 이념들이라고 믿습니다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불굴의 의지와 용기투철한 도전정신과 국가 사랑그리고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희생정신이 세 가지는 ‘유일한 정신’의 요체로서 아마도 여러분에게 큰 도움을 줄 정신적 지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 개개인은 현재 닥치고 있는 환경을 극복하는 데에 온 힘을 쏟고 있어서 먼 훗날을 염려할 여유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봅니다이 자리에는 2000년대 생의 젊은 대학생도 있고, 1970년대 생의 오랜 인생 경험을 가진 대학생도 있습니다다양한 배경의 학생이 모였다는 것은 여러분이 극복해야 할 환경이 서로 다르다는 말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여러분사람은 저마다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는 자기 나름의 삶이 있는 법입니다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이며여러분 모두가 성공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역경은 여러분을 단련시켜 더 큰 잠재능력을 키우게 된다고 생각하시기 바라며용기가 있으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믿기 바랍니다연은 가슴에 맞닥뜨린 역풍을 맞이할 때 높이 날게 되고등 뒤의 순풍을 맞게 되면 오히려 가라앉게 된다는 점을 가슴에 늘 새겨 놓기를 바랍니다험한 여정일수록 더 큰 행복이 뒤따르는 법입니다.

 

 우리가 오늘 만나는 시간은 물론 짧습니다만여러분이 장학금을 통해 유한재단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이 인연으로 ‘유일한 정신’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 여러분의 앞날을 밝히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습니다여러분의 앞날에 언제나 큰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면서여러분 모두 건강하게 생활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 11 25

유한재단 이사장 김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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