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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라여사

축사 및 수상자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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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유재라 봉사상 시상식을 맞이하여

오늘 제32회 「유재라 봉사상」 수상식을 거행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선, 제32회 수상자로 선정되신 네 분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또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올해의 수상자들을 축하하기 위하여 이 자리를 함께하신 24분의 역대 수상자 여러분과 올해 수상자의 친지 여러분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하여 공사다망하신 가운데에도 본 행사에 참석해주신 유한양행의 이병만 부사장님에게도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유한재단은 유한양행의 설립자이신 고 유일한 박사님께서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목적으로 개인의 전 재산을 한 푼의 남김없이 기부하여 1970년에 설립한 공익재단입니다. 또한, 유일한 박사님의 여식인 유재라 여사님 역시 부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세상을 떠나시면서 자신의 전 재산을 유한재단에 기부하셨습니다. 유한재단은 유재라 여사님의 이 높은 뜻을 받들어 1992년에 「유재라 봉사상」을 제정하여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유재라 여사님께서는 생전에 사회 그늘진 곳의 어려운 사람들의 복지 향상에 늘 관심을 보여오셨습니다. 이에 따라 유한재단에서는 간호, 교육, 복지 부문을 대상으로 희생과 봉사로써 사회를 밝힌 분들을 선정하여 「유재라 봉사상」을 시상함으로써 유재라 여사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올해의 수상자는 간호부문에서는 대한간호협회로부터 추천받은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의 이금옥 수간호사님, 교육부문에서는 부산광역시 교육청으로부터 추천받은 금빛초등학교의 이진경교사님, 복지부문에서는 사단법인 굿뉴스월드에서 추천받은 김포서울여성병원의 김소은원장님, 그리고 한국호스피스협회로부터 추천받은 울산호스피스지부의 이태옥지부장님입니다. 수상 대상부문에서, 간호봉사와 호스피스봉사는 예년과 같으나, 특수교육과 해외봉사가 새로이 추가되었다는 것이 올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한재단에서는 어느 분야에서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빛을 발하는 분들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각 수상자의 공적과 추천 사유는 시상식 자료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수상자 여러분,

우리나라는 경제력이나 산업화 측면에서는 이미 선진국 문턱에 다다랐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선진국은 국민소득 수준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려면, 물질이 풍부한 것 이외에 남들로부터 존경받는 국민이 공유하는 숭고한 가치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나라들을 단지 일 인당 국민소득이 높다고 이 나라들을 선진국으로 칭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물론 평균적으로 소득도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러야겠으나, 사회에서 소외되어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국민이 다수 있다든지, 또는 국민의 행복감이 낮은 국가들을 선진국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인가요?

지난 2021년 미국의 유수 연구기관인 Pew Research Center에서 세계 선진경제 17개 국가의 국민에게 “삶의 의미”를 조사한 바 있습니다. 가족, 물질적 풍요, 건강, 직업 등 여러 다양한 요소 중에서 우선순위를 선택하는 것인데, 17개 국가 중 15개 국민이 “가족과 자녀”를 제1순위의 삶의 가치로 지목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 국민만 “물질적 풍요”를 제1순위의 가치로 선택하였습니다. 충격적인 결과 아닌가요? 왜, 우리 국민만 인생의 의미를 아직도 돈에서 찾고 있을까요?

또한, 2023년도 UN의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137개 조사대상국 중 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의 순위는 57위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사회에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 건강, 자유 등 일상생활의 여러 주요 요인을 고려하여 각 개인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자료를 계량적으로 지표화하여 분석한 결과입니다. 세계 10위 권의 우리 경제의 비중, 그리고 원조를 받던 국가 중에서 세계 최초로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비약했다는 점에 크게 자부심을 가진 우리나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렇게 국민이 느끼는 행복도 순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놀랄만한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가족이나 자녀에 삶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행복감이 낮은 현실은 매우 심각한 사회현상이라고 봅니다. 오늘 여러분과 만난 이 자리에서 이런 문제들을 세부적으로 논의할 의향은 없습니다. 단지, 이런 현상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자기 이익추구에만 함몰된 사고와 행동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갖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은 모든 사회구성원이 서로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덕적 기준을 적절하게 이해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남을 위하여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랑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사회적 기풍이 진작되어야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유재라 봉사상」을 수상해오신 여러분의 봉사와 희생정신이 사회에서 더욱 존중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국가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고 민간부문에서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친애하는 역대 수상자 여러분,

유한재단은 이미 반세기 전부터 “국가, 교육, 기업, 사회 환원”이라는 네 가지 이념으로 구성된 유한정신을 사회에 확산시키기 위하여,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 저소득 노령 계층에 대한 복지지원 사업을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봉사를 위해 헌신하신 여러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유재라 봉사상」을 3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유한재단은 여러분과의 인연을 귀중하게 여기고 관계를 오랜 기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유한재단으로서는 여러분의 봉사와 희생의 정신이 국민의 귀감이 되어, 들불같이 각계각층 우리 국민의 생활에 퍼져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유한재단은 이러한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꾸준하게 여러분들을 성원할 것입니다. 그동안 헌신해오신 여러분의 봉사활동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여러분의 봉사활동이 더욱 빛을 발함으로써 사회의 어둠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많은 분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0월 19일
유한재단 이사장  김 중 수

간호 부문 : 이금옥

안녕하십니까?
우선, 저에게 『유재라 봉사상』이라는 귀한 큰 상을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사랑과 봉사의 정신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임상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35년차 수간호사 이금옥입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대학원을 진학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지역사회 후학양성을 위해 서정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원으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영광스럽고 너무 기뻐서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되는지 부끄러운 마음도 듭니다.
저의 봉사활동은 대학교 때 청소년적십자(RCY) 활동을 하면서 시작 되었고, 병원의 의료봉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의료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살던 포천군 관인이라는 지역은 동네가 작고 주변에 의원이나 병원이 없어 지역 간 의료이용 불균형을 직접 체감하며 살았습니다. 이런 저의 고향과 같은 처지의 지역에 부족하게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의료봉사 활동 중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용이하지 못한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의 민간인 출입 통제선 부근에 위치한 정연리 동네를 의료봉사회에서 해마다 1~2회 방문하여 봉사를 했는데, 저는 솔선수범하여 적극 참여 하였습니다.

어느 여름에는 정연리 동네 어르신들이 무료 의료봉사에 감사하다고 직접 농사지은 감자와 옥수수를 쪄 주셔서 맛있게 먹고 온 추억도 있습니다. 의료봉사 가는 날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으로 많이 오시고, 무료 진료를 받으시며 좋아하셔서 봉사하는 내내 제 자신도 흐뭇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 외에도 어르신들이 계시는 포천 분도마을 요양원 및 천사의 집, 평소 외부 활동이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생활하는 이동 소망원, 북한이탈주민과 인도인 공동체, 필리핀 공동체, 중국인 공동체를 방문하는 무료 진료 의료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런 큰 상을 주신 것은 앞으로도 더 열심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알고 유재라 여사님의 뜻을 기리며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남을 위하여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에게 뜻깊은 귀한 상을 주신 것에 대하여 유한재단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교육 부문 : 이진경

감사합니다. 전국 교사 중 한 명만 수상한다고 하여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수상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랐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들이 많은데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스스로 돌아보았습니다. 소식을 들은 학교 선생님들이 그동안의 값진 노력을 인정받았다며 기뻐해 주었고, 저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특수학교와 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근무하며,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하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현장학습으로 학생들의 자립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각장애인 도서와 교재를 녹음하고, 읽기 미해득 학생과 기초부진 학생을 지도하고 생태체험을 다니며 환경교육을 지도하였습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도록 비장애학생과 교직원들의 장애이해를 돕고 학부모님들께 학교생활을 자세히 알려드리며 소통하였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기쁜 일도 많았습니다. 제가 녹음한 책으로 공부한 시각장애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교사가 되었고, 매일 배변 처리를 돕던 학생이 학예회에서 무대에 서자 부모님이 기뻐하며 울었습니다. ‘글을 못 읽어 힘들었는데,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좋다’며 학생이 직접 쓴 편지를 받고 ‘오늘은 선생님을 만나러 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하는 학생을 만나고 뿌듯했습니다. 현장학습을 다녀오자마자 다음에는 언제 가냐고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힘들어도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특수반 아이들은 대개 말이나 행동이 느립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워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 힘들고, 여러 번 되풀이하여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느린 속도이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장애인들을 불편하게 하는 장애가 없어지면,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고 합니다. 특수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불편함을 덜고, 사회에서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한재단의 설립자 유일한 박사님은 생전 교육사업가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공헌하셨고, 따님인 유재라 여사님도 어러운 이웃을 도우며 검소하게 살다가 전 재산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제가 받는 이 상은 지금도 각자의 교실에서 헌신하고 있는 특수교사들을 대신해서 받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한 삶으로 만인의 귀감이 되신 고인들의 뜻을 받들어, 유재라봉사상을 수상하는 데 부끄럼이 없도록 살아가겠습니다. 남은 시간도 더 힘내어 아이들을 사랑하며, 부모님처럼 섬세하게 살피고 사랑해 주려고 애쓰겠습니다. 귀한 상을 주신 유한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복지 부문 : 김소은

저는 어린시절부터 외과의사인 아버지가 환자들을 진료하시는 모습을 보면 서 자랐습니다. 집이 병원 안에 있어서요.저는 어린시절부터 외과의사인 아버지가 환자들을 진료하시는 모습을 보면 서 자랐습니다. 집이 병원 안에 있어서요.

하루는 아버지가 287마리의 회충을 잡아내고 수술을 마치신 후 그 할아버지가 건강해 지셨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평소에 잘 안웃는 아버지의 미소를 보았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보면서 의사가 되었고 한번도 의사 외에 어떤 다른 사람이 되리라 상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후 결혼 15년차에 약간의 가정불화로 어디론가 멀리떠나고싶었던 2008년에 아프리카 얘기를 들었습니다.

돌이된 늦둥이 딸을 다른분께 맡기고 무작정 떠나서 처음 만난 환자가 에이즈에 걸린 엄마와 어린소년이었는데 에이즈는 불치병이다 고칠수없다 죄송하다 했더니 그분들이 “아니다 괜찮다 병을 고치러온게 아니고 멀리서나마 의사를 한번 보고 싶었다. 우리 평생 소원이 의사를 만나 보는 것 이었다. 멀리 까지 와줘서 너무 고맙다 신이 축복하시기를 기도한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내가 누구에겐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게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매년 여름 휴가를 아프리카 오지에서 11년을 보내고 아이티 대지진 미얀마 국내 산골 섬 안산 외국인 봉사 등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청소년들 진로 꿈 성인지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광스럽고 훌륭한 사람이 받는 상을 받게 돼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이상을 월남전에서 백마부대전원을 살리시고 전라도 시골에서 평생 의사로서 생명을 살리시고 지난 8월에 소천하신 나의 멘토시고 당대의 유명한 칼잡이이신 아버지께 바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복지 부문 : 이태옥

먼저 유한재단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삭막한 이 사회에 단비와 같은 사랑을 외로운 사각지대에서 묵묵히 생명사랑의 소중히 여김을 가지고 일하는 자들에게 삶의 생동감과 기쁨을 안겨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귀한상은 저를 위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외로이 조용히 일하시는 한국호스피스협에 속한 모든 봉사자분들에게 주시는 귀한 상으로 여기고 앞으로 더 나보다 남을 소중히 여기라는 상으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